전설의 키보드(feat. 카트라이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2004년? 2005년이었을까? 군 전역 후 당시의 여자친구(지금은 아내)와 꽤나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 있었다.
카트라이더!
군 전역 후 공부가 너무도 하고 싶었던 예비역 운도도씨는 도서관도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한 때 이 카트라이더에 빠져 프로게이머를 꿈꾸기도 했었다.
스피드전을 즐기며 설산다운힐, 빌리지손가락, 광산다운힐 등등 모든 맵들을 섭렵하며 의기양양 레벨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PC방을 가면 스피드 전은 잘 안되더라. 아이템전이야 어딜 가도 내 페이스 유지가 가능했는데 유독 스피드전은 집에서, 꼭 내 키보드로 해야 실력이 나오더란 말이다.
카트라이더 닉네임 늘보아닌늘보(지금은 접속한지 몇 년이 지난지도 기억이 안난다...)의 키보드 사진을 우연히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해 너무나 웃겨서 올려본다.
카트라이더 닉네임 늘보아닌늘보(운도도씨 본인)의 키보드.
물론 지금은 저 키보드가 사라진 지 오래다.
결혼할 때 아내가 냅다 버렸다.
집이 거지같아진다나;;;
키보드에 각인된 맹렬한 손톱자국.
손톡으로 눌러줘야 제맛이다.
이건 뭐 키보드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건지 지점토로 만들어진건지 알수가 없을 정도.
키보드의 시프트키는 구멍이 나버렸다.
콘트롤 키 역시 부스터를 써야 하니 저모양이다.
a, s, d 키는 피파 때문인가;;;
방향키의 모습 역시 처절하다.
그당시 지금의 스마트폰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사진을 남겼을텐데.
위에서 바라봐서 저정도이지 슬쩍 아래서 보면 방향키는 아예 뭉게졌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친 듯한 고대의 유적지를 연상시킨다.
전설의 키보드는 이렇게 사진 두 장을 남기고 떠났다.
나는 무언가에 쏟아 붓는 열정의 상징이라고 생각하지만, 남들은 이런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지금의 내 키보드가 멀쩡하다는 것은 일을 제대로 안해서일까? 게임을 하지 않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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