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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 파마로는 레드펌을 많이 한다는데

Prof.J 2016. 3. 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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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 파마로는 레드펌을 많이 한다는데


딸바보로 지내온지 만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딸아이가 이제 제법 예쁜 것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해 위기감을 느끼곤 한다.

아이 엄마가 파마를 시켜준다고 하니 난 이미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사진으로 아이의 모습이나 담아보자.


| 하남시에 위치한 다미헤어에서 레드펌을 받았다.



기분이 좋은걸 보니 너도 엄마처럼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입을 연신 오물거리고 있다. 저게 대체 무슨 표정인지...



난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순수하고 순결한 내 아이의 머릿결이 화학물로 버무려지고 있다. 손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눈물을 머금고 딸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종종 있다.



볼록한 볼살이 너무 귀여워 바보를 벗어나기 힘들다.

속눈썹은 왜 이렇게 점점 길어지는지 슬프도록 아름답다.

이쯤되면 예찬가다.



잠이 오기 시작하나보다.

나랑 닮았다.

난 바리깡 소리에도 잠이 솔솔 온다.

머리야 어찌되든 상관없다. 난 왁스만 잘 발라주면 커버된다고 자부하는 30대 중반 아재니까.



뻗었다.

이제 제로의 영역이다.

공룡이 쫓아오기 전에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집중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담대한 잔다르크다.



제대로 갔다.

사우르스팡팡 2차원 세계를 모험 중일 것이다.



미용실의 배려가 고맙다.

(신발은 리틀 마돈나 제품. 아...이게 무슨?)



잘자라 우리 아가.



다시 공격에 들어간 원장님. 가차없다.



오른쪽 얼굴에 기댄 자국이 선명하다.

금방 회복되겠지 아이의 피부 탄력이라면.



중화제? 으으 딸아이의 머리에 또 화학물질이 닿고 있다. 꾹 참아본다.



머리를 감자. 이제 거의 다 왔다.



뭔가 달라보이는지 잠이 덜깬건지 당췌 알 수 없는 표정이다.



레드펌 시술이 끝났다. 부끄러운지 개그맨 안상태 표정을 짓고 있다.

거울에 비친 미용실 원장님 얼굴이 환하다.



더 예뻐졌다. 이젠 시술의 힘까지 빌려 예뻐지려 한다.

난 점점 미쳐가고 있다.



여자아이들에게 파마란 엄마들의 로망일까? 레드펌인지 뭔지 난 잘 모르겠지만 그냥 예쁘긴하다만...

그래도 난 자연 상태가 더 좋다.

예쁨예쁨에 눈뜨는 것도, 머릿결 손상되는 것도, 내 딸아이 머리에서 파마약 냄새나는 것도 다 싫다.

난 얘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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